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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손잡이에 대한 단상

공희준 2014. 8. 25. 18:11

내가 그리 큰 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손잡이에 머리를 또 부딪쳤다. 사실 그네 타는 30촉 백열등인 양 전후좌우로 제멋대로 흔들거리기 마련인 전동차의 입석승객용 손잡이에 뜻하지 않게 머리를 부딪치는 지하철 이용객들의 숫자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천 명 단위까지는 올라가리라.

 

아예 원천적으로 머리를 부딪치지 않도록 손잡이의 높이를 현재와는 다르게 조정하던지, 아니면 설령 머리를 부딪치더라도 별로 아프지 앉게끔 지금처럼 딱딱한 지하철 손잡이의 재질을 부드러운 소재로 바꿔주든지 하는 조치가 취해져야만 할 것이다.

 

겨우 기본요금 150원을 내고서 전쟁터의 피란민이나 싸구려 짐짝처럼 수동적이고 순종적으로 운송되는 입장이기는 할지언정 지하철 타고 다니는 대한민국 서민들의 머리도 엄연한 머리지 결코 대가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윗대가리들이 이러한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기를 기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여전히 제정신이 아님이 확실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