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크 영웅전

[플루타르크 영웅전] 읽기 모임 ‘테세우스 편’ 대담

공희준 2013. 9. 25. 14:08

THESEUS

l   날짜: 2013년 9월 11일, PM 7:00

l   장소: 북촌 경국학당

l   참석자: 공희준, 김윤, 박동원, 이근섭, 최선희 총 5명

l   기록자: 최선희

 

서론

공       요즘 보면 정치인들에게 카리스마가 없다. 마치 정치인이 아니라 회계사 같다.이 시대에 카리스마가 없다는 것은 곧, 영웅이 없다. 영웅의 특징을 보면, 매니지먼트가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그럼 왜 플루타르크 영웅전인가? 여기 모이신 분들이 만약에 어떠한 전략 내지 처세술이 필요해서 이 책을 읽을 경우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여기 김윤 선생님이나 저도 사회생활 못하기로는 일류다 흐흐흐. 저희는 흔히 말하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 좀 더 필요한 지식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했는데, 일단 서문이 있다. 버전은 다를 수 있는데 제가 플루타르크스 영웅전을 선택한 이유는 이 것이다. 이 책은 삼국지와는 다르다. 서양 고전인데, 이 책은 자세히 보면 물론 사람 죽이고 나쁜 짓 하고 소위 말해서 남자가 여자가 몹쓸 짓 하는 얘기가 많다.

그런 것 보다도 우리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게 있다. 하나같이 파운딩(Founding) 한 사람이다. 미국 역사에 나오는 파운딩(Founding), 파운더(Founder) 얘기다.여기서 보다가 어떤 생각이 드냐면,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어떠한 국가나 도시나 민족을 창건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창건, 세우는 것. 선배님, 한자로 무슨 창자죠?

김       창조할 창(創)자. 한자의 조형 원리 상식적으로 아시겠지만, 칼로 깎는다. 그것이 창이다. 조(造)라고 하는 것은 책받침. 가는 것. 만들어가지고 뭔가를 개척해나가는. 이 것이 시작하다. 조 자가 만들 조.메이킹(Making), 크리에이트(Create), 동시에 일번이 메이크(Make)고 그 다음 스타트(Start)라는 뜻이 있다. 시작한다는. 그래서 칼로 탁해서 어떤 부분들을 만들어서 시작하는 것, 개척하는 것, 그것이 창조의 뜻.

공       창건의 뜻은 어떤건가요?

김       세우는 거다.

공       저는 여기서 창조보다는 여기서 창건에 교훈을 많이 얻고 싶은…

김       제가 전문 언어학자까지는 아닌데, 일반적으로 설명하자면, 조(造)자는 일반적으로 쓰여질 수 있는 것이고, 이 건(建)자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새롭게 어떤 당을 새롭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안철수가 새로 정당을 만들면 그건 건당(建黨)이다.

공       창당(創黨)보다는 건당(建黨)이 맞겠네요.

김      립(立)한다는 것이다. 수립한다. 나무를 딱 심어서 세우는 것. 어떤 부분을 수립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나무의 어떤 메타포가 담겨있는 것이다. 당을 세운다. 나라를 나라를 세우면 건국. 아마 제 기억이 불분명한데, 불과 몇 년 전에 중국에서 대대적인 국책사업으로 영화 두 편 만든 것이 이것이다(주: ‘건국대업’). 지금 현대 중국이 어떻게… 여기 국제관계학이시니까… 중국 공산당의 공식 지침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건당 위업, 건국 위업. 그것이 지금 중국에서 굉장히…

이       창자와 건자가 같은 개념이네요?

김       통한다고 봐야죠

공       그럼 영어에서 저희가 지금 공부하려는 것은 크리에이션(Creation), 크리에이트(Create) 보다는 파운딩(Founding)이다.  크리에이트는 신의 영역, 종교의 영역이다. 예컨대, 크리에이트를 공부하면 신학을 공부하는 거지만 저희가 지금 하려는 것은 파운디이라는 것이다.  

김       실제 뜻이 정확하다. 우리한테는 익숙한 용어 중에 하나가 성인(聖人)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오리지널한 동아시아 특히, 중국 문명에서 성인이라는 의미는 크리에이터(Creator)에요. 그래서 현대의 예를 들면, 얼마전 돌아가신 양반 있잖아요. 잡스는 성인이다. 인류문명사에서 보면 최초의 프로메테우스, 다 신화와 전설에 나오는, 최초로 불을 발명했다, 최초의 수레를 발명했다, 최초로 종이를 발명했다, 최초로 술을 발명했다, 하는 사람들이 모두 성인이다.. 그런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정도전이 조선을 이런 의미라고 한편으로는 볼 수 있다. 왜? 새로운 나라를 크리에이트 한 것으로도 볼 수 있고, 또 파운딩한 것으로 얘기할 수 있는 양면적인 측면이 있다.

          새로 완전히 없었던 것 중에서 새로 만들어내는, 종이가 없었는데 종이를 만들고, 모바일 폰이 없었는데 인류문명사에 최초로 만들어진 것, 성인에 확실히 가까운데, 당이나 국가 같은 경우는 새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소스가 있다. 그 전의 어떤 전통과 바탕에서 계승한 것도 혁신한 것도 있으니까, 그렇게 의미를 좁혀 말하면, 크리에이팅(Creating)했다고 말할 수 없는 거다.

박       세종대왕이 성군(聖君)이라 말하는데, 우리가 말할 때는 너무 훌륭해서 성스럽다는 의미로 하는데, 원래는 그 것이 아니고 창조를 많이 해서…

김       이 양반이(세종대왕) 당연히 그룹의 최고의 어른이고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농사가 없던 데서 농사를 일으키고, 당연히 그 집단의… 완전히 생산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니까, 완전히 거의 자연스럽게 신적인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그 이미지가 계속 가다보니까, 훌륭한 사람들을 성인이라고 부르는 언어의 개념의 확장이 일어난 것이다.

공       저희는 참고로 다들 자기 의견들 얘기할 수 있다. 오늘 테세우스 못할 것 같은데, 아주 프리하게 하려고 한다. 교시라는 것이 있다. 국시가 있고 사시가 있다. 국시는 반공이다 통일이다... 사시가 기업, 사회의… 우리의 교시는 ‘꼴린대로 하자’ 진도 나갈 수 있으면 나가는 거고 못나가면 못나가는 거고. 선배님 말씀 듣고 생각났는데, 선배님이 전공은 서양사를 하셨어요. 그런데 실력은 한학쪽으로 더 발달하셨어요 흐흐흐.

          테세우스란 사람이 보면 다들 신의 아들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신이, 테세우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크리에이트의 과정이다.

          테세우스가 이상한 얘기 나온다. 강물에서 빛이 나고 그거야 뭐 고구려 우리 역사나 마찬가지다. 환인이 환웅을 낳고, 주몽 같은 경우에 어머니가 햇빛에 쪼이니까 배가 불러오고…

          저희가 공부하려는 것은, 책을 보실 때 테세우스나 로물루스 편 밖에 없을 것이다. 테세우스가 크리에이션(Creation)하는 과정은 신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역사인데, 테세우스가 예컨대,파운데이션(Foundation)하는 과정, 결론적으로 저희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것들은 크리에이션보다는 파운데이션이다. 크리에이션이라는 것은 경제나 예술에 관련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훌륭한 사람이 된 것도 경제와 예술을 융합시켰기 때문이라고 본다. 예컨대, 아이폰은 하나의 예술폰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저희는 그것보다도 파운데이션인데, 왜 해야 되느냐. 국제관계학이 있다.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새로운 국제관계의 수립이다. UN이전에는 국제연맹도 있었지만, 모두 다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것이고, 동시에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곧, 파운드(Found)하는 과정에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장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나중에 테세우스나 로물루스가 있다. 박동원님이 질문 하셨죠. 두 사람의 차이가 뭐냐. 저도 아직 몰라요. 공부해 봐야 하는데…

          테세우스가 아테네를 세울 때 저는 그 말이 참 감명깊었다. ‘앞으로 테세우스가 세우는 곳은 물에 젖기는 하되 침몰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양의 역사는 다 아테네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좀 애매하다. 우리는 아테네의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의 자식들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서 살고 있지 않나.

저는 지금 필요한 것이, 하나의 장기적인 커리큘럼을 말씀드리자면, 이것이 총 8권짜리 인데, 전반부를 공부하고 좀 어려운 것을 하나 다루어보려고 한다. ‘군주론’을. ‘군주론’을 한 번 읽고 다시 영웅전을 완독할 건데, 장기적으로는 영웅전을 읽은 다음에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같이 공부해보려고 한다. 왜냐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국제관계에 대한 공부로써가 아니라 결정 디시젼(Decision)에 대한 공부로써 보려고 한다. 우리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으면 완벽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 파운데이션이다. 파운데이션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된 다음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으면서 파악해야 할 것은 디시젼(Decision), 결정이다. 이 것이 나의 장기 계획이다.

          흥행이 실패해서 박동원님이나 최선희님 안나오고 해도 둘이라도, 파운데이션에 의한 디시젼 과정을 공부 할 것이다.

김       군주론을 중간에 한다는 건 어떤…

공       한면 지루하고 저희가 군주론을 공부하려는 원인은 딱 하나이다. 다른 건데, 중간에 주제파악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모든 군주는 성공한 군주가 있고 실패한 군주가 있다. 성공한 군주는요, 현재 자기가 일군 성과물이 포르투나(Fortuna)라는 것을 안다. 곧, 운발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마디로 오만에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패한 군주는 순전히 자기의 비르투(Virtu)인 줄 안다. 한마디로 내가 잘나서 일궜어. 결론적으로 오만에 빠지죠. 망하죠. 다른 사람들은 군주를 어떻게 볼 지 모르겠는데, 저는 일단 여기 계신 분들 전체가 주제 파악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군주를 배워야 된다.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이 나의 포르투나냐 아니면 나의 비르투냐. 말씀하실 분 들 하세요.

이       테세우스가 누군가 했더니 아테네를 창건한, 그래서 신화의 영역이라고 하는 거구나. 로물루스는 들어봤다.

김       테세우스가 영웅전에도 나오지만 하나의 구체적 역사적 실존 인물로. 또 하나는신화에도 테세우스 신화가 있다. 양쪽에 다 신이자 인간.

공       헤라클라스가 순수하게 신화의 영역에 있다면 테세우스는 신화와 역사의 영역에 있다. 아테네가 아테네 여인이 세운 도시라고 하지만 그건 그렇고.. 테세우스가 세운 건데… 정확한 기록은 알 수가 없죠.오늘은 저만 쳐왔지만 각자 밑줄을 치고 싶은 구절을 쳐오세요. 그 구절을 읽으면서 갑론을박 내지 얘기하면서 하는 방식으로. 한마디로 저희가 읽는 것 자체는 진도는 나가되, 얘기는 자유롭게 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서문이 굉장히 좋았다. 특히, 저는 이 구절이 참 좋았다.

본문:

진행방식은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읽고 토론하는 방식

P21    “테세우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로물루스와 유사한 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부모가 확실하지 않은 채 사생아로 태어나서 신의 후예라는 명성을 얻었던 것이다. 또한 온 세상이 모두 인정하듯이 두 사람은 위대한 전사였다. 게다가 강인한 육체와 현명한 정신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은 로마를 건설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아테네에 사람들을 거주시켰다. 로마와 아테네는 나중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들이 되었다.”

공       테세우스와 로물루스 공통점이 한미한 출신이면서 영웅이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한미한 출신은 다 사생아로 처리. 오늘 날 한미한 출신이 무엇을 할 수 없다. 즉, 전 국민이 사생아인 안타까운 처지. 그렇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을 지 고민해보자. 두 사람 다 한미한 출신이었지만 아테네와 로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가 되었다. 세계의 패권을 잡은 도시들이 예를 들어 런던에서 베를린, 베를린에서 모스크바, 뉴욕 등, 이처럼 변하지만 아테네와 로마는 전세계인에게 잊혀지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러한 도시를 세운 이들에게는 한미한 출신이면서 영웅이 될 수 있는 비범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 비범함이란 무엇일까.

박               뒷부분 설명을 보면 한미한 출신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어렸을 때, 모함에 의해서 불행해지고 부모를 몰라 고생은 했지만 주몽이 그러했듯이 왕족 출신이고 아버지가 아테네 왕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영웅이 되기 힘들지 않았을까.

공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므로 꾸며서 정당성을 찾아낸 것일 수도 있을 것. (일반적으로 후세의 기록은 영웅을 미화시키는 것이므로) 지금은 특정한 한 사람의 영웅도 필요하지만 영웅적 집단이 필요하다. 여기서도 테세우스도 한 개인의, 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영웅적 집단의 장기간 역사로 본다. 개인이라기보다 민족이나 부족이다. 단군신화에서 웅녀가 특정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여성으로 표기된 하나의 부족이었듯이.

이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한 후 제일 처음 용비어천가를 통해 집안을 미화시켰다. 태조의 건국에도 당위성을 부여했다.

박       고려시대 태조 왕건도 마찬가지.

김       북쪽에 계신 분도 마찬가지.

박       그럼 의문이 풀리네요. 뒤에 아버지를 죽이는 부분이 나오는 데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므로 패륜으로 볼 것이 아닌 듯.

공       한마디로 토사구팽(兎死狗烹)즉, 어떤 부족과 연합해서 성과를 이룬 후 그 부족을 용도 폐기 시켰다고 보면 될 듯. 여기서 어떤 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한 부족이나 집단을 제거한 것으로 보면 된다.중간에 나오는 산돼지를 잡았다는 이야기는 산에 사는 한 부족을 전멸시켜 산을 장악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겁탈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인류 역사가 전쟁의 역사라고 하지만 포로를 노예로 삼는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생산력이 낮았던 시대에는 포로를 잡으면 남자는 다 죽이고 여자만 취하는데 그것을 누구를 납치했다 또는 유괴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본다. 트로이 이야기에서도 트로이가 함락된 후 남자들은 아이까지 다 죽였다고 나오는데, 남자들은 쓸모가 없으므로. 포로들에게까지 식량을 줄 정도로 농업생산력이 발전된 후에야 포로사가 시작되었다.

P22     “약속한 보수는 친구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라. “

공       테세우스가 도시를 세웠을 때 몇 가지 원칙을 세웠을 것이다. 고조선 역사를 보면 팔조금법이 있는 것처럼. 테세우스의 할아버지 피테우스가 한 말이다. 할아버지의 말을, 권위를 빌려서 자신의 원칙을 표현한 것으로 본다. 이 말의 뜻이 무엇일까?

(아무도 대답이 없어 최가 다시 공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공       동양에서의 무신불립(無信不立)테세우스라고 표상되는 하나의 부족 이전까지는 인류사회는 믿음,한마디로 계약이 없었던 것. 나는 일종의 믿음, 계약(사회계약)의 탄생으로 본다. 즉, 후대에서 의미하는 사회계약의 제도화를 의미하는 것. 로마가 나중에 좀 더 세련되고 명문화되었지만 아테네에서 인간적 의리보다는 명확한 계약 관계 곧, 약속의 이행을 철저하게 제도화 내지 강제화함으로써 아테네라는 도시가 창건되었다고 본다.

자유롭게 얘기하자면, 안철수 신당이 흥하려면 명확한 사회 계약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명쾌하고 합리적이면서 나중에 반드시 이행되고 준수되어야 할 사회계약이 성립이 되어야 그 당이 성공한다고 본다. 분명히 테세우스라는 사람은 사회계약의 중요성을 알았다는 얘기다. 국제관계에서도 국가간에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 약속이 깨지면 전쟁이 나는 것이고… 나는 이 부분을 무릎을 치면서 읽었다. 삼천년 전에 비록 테세우스가 창칼도 없이 곤봉이나 몽둥이로 싸우면서도 명확한 사회계약 위에서 공동체를 성립시켰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지금 우리는 손에 아이폰을 들고 있어도 독촉장, 최고장이 날아오고… 다른 분들도 말씀 좀…

이       나는 예습을 안해와서… 테세우스 검색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크레타 미궁에 들어가서… (모두가 네, 네) 나는 서두에 말했던 신화와 역사의 경계가 일리아드오디세이부터 통 어떤 것이 문학이고 어떤 것이 역사이고 어떤 것이 신화인지 이해가 잘 안가…

공       변증법의 정반합인데, 한동안 신화와 역사를 분리하고 구분하는 것이 대세였는데, 다시 합치는 게…언젠가는 다시… 예컨대, 잡스라는 사람은 (신화와 역사를) 다시 합친 사람이다. 에디슨이 나눈 사람.에디슨의 발명이란 것은 명쾌하게 선을 그은 것. 인문학 공부하는 것도 융합이나 복합을 공부하기 위한 건데 사실은 다 합쳐진 것이다. 예컨데, 미궁도 미궁에 사는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하나의 경제적 공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고대 사회의 엄청난 경제 공황. 앞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경제 상황도 거의 미궁 아닙니까.

예컨대, 1930년 대도 미궁이었다면 그 때는 케인즈라는 사람이 나와서 아리아드,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제 2의 아리드가이 필요한 시기인데… 아무튼 당대가 처해있던 하나의 굉장한 사회적 딜레마라고… 사실은 켄타우로스가 잡아먹는… 먹는 것은 다 경제 문제. 그 당시 아테네와 크레타 사이에 어떤 경제적 분규에 의해서 아테네가 어떤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할까요… 어떻게 해석을… 대신에 미노스 쪽에 있는 아리아인의 표상에 의해, 어떤 사람에 의해 경제공황에 대한 경제적 해법, 타결책을 얻은 것으로 본다. 그 것이 교역이든 정보이든 디폴트로 안갚건 간에… 그렇게 해석하고 싶다.

이       이전에는 크레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현대 역사에 있어서 그리스의 조그마한 부속된 섬이라고 생각했는데, 쭉 찾아서 가다보니 메소포타미아 반달모양 지역에서 역사가 크레타를 거쳐서 그리스로 올라가고 로마를…. 이전에 고대 시기를 보면 크레타가 무슨 반도죠?(주:아티카반도) 아테네가 있던 그 반도보다 더 번영했고 큰 동네가 아니었던가

김       역사적 사실이다.

박       경제 문제가 나와서 얘기하자면,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것이 20세기라고 알고 있는데, 경제라고 따로 이코노믹스(Economics)라고 분리했던 것은 아니고 폴리티컬 이코노믹스(Political economics)라고 마르크스 때부터… 하고 싶은 말은 이 당시에 경제 문제라고 해도 얼핏 1929년 대공황 생각하고 그러는데, 그런 문제는 아니었을 듯. 경제와 정치가 같이 혼합이 된 그런 문제였지 않았을까. 지금의 경제공황으로 생각하면 안될 듯.

이       먹고사는 문제…

공       그리스가 크레타로 계속 젊은 총각과 처녀를 희생…

김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       무역 역조일 수 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크레타는 발달했던 문명이고, 수세식 화장실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아주 번영했던 나라다. 크레타가 훨씬 경제력이 뛰어난데 반면, 그리스는 가난한 나라인데…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온 것은 그리스 입장에서 불공평한 국제관계 이른바 그리스버전의 종속이론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것. 그 당시 크레타는 중심부였고 그리스는 주변부였을 수도. 당대 그리스인들 시각에서는 당시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크레타와의 불균등한 교역 관계 내지 경제적 의존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을 수도.

          보통은 잡혀먹는다고 표현하는데, 자세히 보면 설명이 나오는데, 사실은 잡혀먹을 정도는 아니었고 평생 노예생활을 했다는 것은 그리스가 크레타에 자국의 사람들을 노예로 팔아서 겨우 연명했을 정도. 한마디로 그 당시에 아테네인들이 크레타에 지금으로 치면 이주노동자로 가있었다는 얘기처럼 들림. 확실한 것은    결국은 테세우스가 크레타와의 불균등하고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경제관계를 시정했고 동시에 그런 과정에서 크레타에 있는 사람들에 아리아인으로 표상되는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얻었다. 그리고 켄타우로스는 일종의 크레타인 중에 가장 악독한 자본이 아니었을까. 물론 현대적 의미의 자본가는 아니지만, 아테네와의 경제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크레타 내의 부유한 가문 내지 부자를 테세우스가 타도한 것이 아닐까. 미로, 미궁,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이                 십 년쯤 전에 크레타에 여행간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이런 얘기를 모르고 갔는데 터키에서…

공       크레타면 그리스인 조르바의 무대.

이       두 가지를 목표로 갔었는데 하나는 카잔차키스 생가와 무덤을 보겠다. 다른 하나는 가이드북을 보니까 미궁이 제일 유명해서 갔는데 꽤 컸다.

김       채색된 기둥, 지금도 사진에 계속 크레타하면…

이       그 당시 좀 삐딱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 것이 정말 신화, 역사에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후대에 만들어 놓은 건지. 트로이도 마찬가지 아직도 모르는데 거의 기정사실화 된 것 같은데도 독일의 발굴가가 십 년 간 공들여 드디어 찾았다하는데… 난 아직도 미심쩍다.

박       트로이가 아니고 슐리만이 발굴한 신석기 시대에…

공       그 정도 미궁을 개발하면 지금은 별 규모가 아닐 수도 있지만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것. 그리스인, 아테네서 삥뜯어서 지은 건물일 수도.

이       그 당시 자본이라면 말 그대로 노예, 노동일 것

공       매년 7명, 말이 7명이지, 매해 7백 명 정도 보냈을 수도. 그 당시 인구가 얼마 안 된 것을 감안하면, 그리스가 그 때 한 2-3만 명인데 매 해 7백 명이 크레타에 가서 뼈빠지게 일해야 할 정도로 아테네가 엄청나게 몰렸다는 것 일 수도 있다. 소가 최근까지 부의 상징인데 소인 크레타가 아테네를 상대로 삥을 뜯은 집단일 것이다. 그것을 타도하고 왔다. 타도는 못해도 그래도 시정을 하고 왔다. 결국은 테세우스가 경제적 혜택을 인민에게 가져다 주었다. 여기서 테세우스가 인민에게 가져온 경제적 이익이 켄타우로스 퇴치로 표상된다고 본다. 더 이상 노예를 안보내도 되게 되었다는 뜻으로.

김       맥락상 일종의 독립을 성취한 것이다. 독립국가다운 면모를 테세우스에 이르러 비로소 이루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공       현대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 했을 때, 정주영 회장을 봐도 가장 신화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독립의 과정이다. 쌀가게에서 독립하는 과정이 굉장히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은 누구도 의존적 관계에 매어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어떤 특정한 관계에서 이유가 안 된다. 젖을 못 때는 것. 정주영 같은 사람이 나오기 가 힘든 것이 지금은 쌀가게에서 나올 수가 없고 계속 쌀을 지고 있어야 하는 것. 옛날처럼 독립이 안되는 세상. 테세우스가 지금이었으면 크레타에 매어 있어야 하는 상황. 이것이 안타까운 부분. 결국 창건의 과정은 한마디로 독립의 과정, 이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창건이라는 것이 크리에이션(creation)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부분에서 과감하게 절연하고 나와야 하는데 사실 굉장한 모험의 과정이다.

처음에 테세우스가 길을 떠날 때 배 타고 간다는 것은 결국 배는 스스로 모는 아니고 선장과 선원이 있는 배에 그냥 몸을 실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테세우스가 자신이 선택한 여행에 대한 경로가 노선을 통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 대신, 땅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따로 가게 된 순간 그 다음부터 혼자 길을 결정할 수 있는 것. 테세우스가 처음으로 맞닥뜨렸던 것은 굉장히 힘든 선택이었다. 배를 타고 가는 것은 안전하긴 하지만 배의 선장과 선원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것. 비록 산적이 우글거리고 산짐승이 득실거리는 위험성이 있더라도 육상으로 가겠다고 결정한다. 아테네의 출발은 테세우스의 과감한 이유, 젖을 때는 과정으로 비롯되었다고 본다. 만약 테세우스가 안전하게 남이 모는 배를 타고 갔었다면 아테네라는 도시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P24     “테세우스는 머리카락의 앞부분만을 잘라서 신에게 바쳤다. 호메로스에 따르면 아반테스인들이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중략) 아반테스인들은 대단히 호전적인 민족이었기 때문에 적과 맞붙어 싸우는 일이 종종 있었고, 다른 어떤 민족보다도 손으로 싸우는 일에 능숙했던 것이다. 마치 아르킬로쿠스가 이렇게 시로 표현한 것처럼 말이다. “

공       테세우스가 원래 속했던 부족은 앞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그런데 테세우스가 여기서 행한 최초의 사회개혁이었다. 왜? 싸우는데 앞머리가 잡히니까. 단발령 같은 것. 테세우스가 최초로 한 결정이 육상으로 가는 것이었다면, 테세우스가 어떤 집단을 영도하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한 사회개혁이 앞머리를 자르라는 것. 중요한 것은 여기에는 안 나타나지만 테세우스 부족이 보기에는 아반테스인들은 야만적이었을 것. 그러나 아주 실용적인 목적에서 특히,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그러한 저항을 무릅쓰고서 개혁을 했다는 것.

 

좀 아쉬운 부분이 테세우스가 앞머리를 자르자고 했을 때 반발에 대한 기록이 좀 남아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만큼 개혁이 어려운 것. 더구나 고대에는, 우리 민족만 머리를 중시한 것이 아니고 다 중시했다. ‘300’이란 영화에서는 잘 안나타는데, 책에 보면 스파르타인들이 평상시 전쟁을 안 할 때 하는 일이 머리를 빗는 것이었다. 머리를 중시했다. 테세우스가 과감한 개혁을 통해 모태가 생겨났다. 창건의 과정은 없던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 중에도 비록 평이 좋지 않아도 자기에게 도움이 되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작년 대선 결과를 볼 때 민주당에 분명히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까지 다들 자기들에게 필요한 내부 개혁의 작업이 있었는데 그것을 거부했다고 본다. 한마디로, 손학규도 안철수도 문재인도 앞머리를 자르는 개혁을 작년에 거부했다고 본다. 그래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께서 패션쇼하고 다니고, 런웨이 걷고…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평이 안 좋은 요소를 채택해야 할 때, 굉장히 어렵다. 문제는 그러한 요소를 과감하게 도입할 때만 성공하더라.

          우리가 일본한테 진 것도, 유럽을 서양 오랑캐라고 욕한 건 한중일 다 똑같은데 서양 오랑캐 것이라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면 끌어들여야 하는 데 그런 것이 안되었다.

박       그럼 현재에서 구체적인 사례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 평이 안 좋지만 북한에 퍼주기를 해야 한다고 연결시킬 수 있을까?

공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FTA를 한 것은 앞머리를 자른 것과 상응했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외부의 충격으로 내부의 개혁을 이룰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금 분명히 필요한 내부 개혁의 요소들이 있다.

예컨대, 작년에 박근혜가 새누리당 이끌면서 파격적 요소를, 박근혜가 경제민주화한다고 했을 때 반발이 엄청나게 심했다. 개인적으로 박정희나 이승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작년에 문재인은 대선 후보 되고 다음 날 국립묘지 찾아갔을 때 이승만이나 박정희 묘지에 찾아가야 했다고 본다. 그것이 앞머리를 자르는 것. 평은 당연히 좋지 않아도 당장의 비난이나 평가가 아니라 필요하느냐의 문제이다. 오늘 내 트위터에 올린 말인데, 세상을 위해서 착한 일 하는 사람이 영웅이 아니고 세상을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문재인이 박정희나 이승만의 묘지를 참배하는 일이 선한 일은 아니나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지도자, 리더는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만약에 필요한 일이 아니라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지도자라기 보다는 예언가나 선지자 같은 존재라고 본다. 문제는 예언자나 선지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지 않나.

김       참 좋은 통찰이다.

공       비슷한 예가 있으면 말을 해보자

최      나는 무식해서 말을 할 수가 없어 죄송.

 

P26     “그 시대에는 주먹이 세고 발이 빠르며 힘도 강해서 조금도 지칠 줄 모르는 뛰어난 용사들이 많았다.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재능을,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한 일에 사용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자만심에 빠져서, 다른 사람보다 우세한 힘을 이용하여 잔악한 행동을 일삼고 강탈하면서 닥치는 대로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

공       테세우스만큼 싸움 잘하고 힘센 사람은 많았고 꾀 많은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사명감이 없었다. 그냥 ‘나 힘세’ 여기서 멈춰 있었다. 사실 테세우스가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주먹 세고 발 빠르고 힘세고 정력 좋은 용사 중의 하나인데, 대신에 테세우스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이다. 영웅이란 것은 능력치도 물론 필요하지만 영웅적 행위, 영웅이 되기 위한 첫 번 째 요소가 사명감이란 것이다. 곧, 강한 사명감이 강한 사람을 만들다.

과연 우리 주변에 사명감이 강한 사람이 많이 안 보인다. 대부분 사명감이라기 보다는 목적 내지 목표에 머물러 있다. 목적과 목표는 사명감이 아니다. 이 점을 명쾌히 구분해야 한다. 영어에서 목적은‘goal’ 이나 ‘target’ 인데, 테세우스에게는 goal이나 target 보다는 멀리 보았다. 한마디로 미션(Mission)을 적용했다. 그것이 가능하건 불가능하건 간에 일단 미션이 있어야 한다. 어느 분야든 정치, 경제, 사회 분야를 봤을 때도 미션이 없다. 이번에 영화를 봤을 때도 ‘천안함 프로젝트’가 흥행이 부진했는데, 외압은 무슨 외압, 선수들끼리 왜 그런 소리를… 그 영화의 미션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그것의 미션이 무엇인가요?

박       노이즈 마케팅?

공       대체 미션이 무엇인지…

박       이 단계에서 테세우스의 사명감이란 것이 무엇이었을까 다 기억이 안나는데, 우선은 헤라클라스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이 있어서 배를 안타고 가는데, 영웅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롤모델이 있어서 처음에는 따라했던 것 같은데, 여기서 테세우스의 사명감이 무엇인가?

공       아직 사명감이 완성되기 전이었고, 문제 의식이 있었다고 본다. 테세우스가 보기에 사실 이 구절은 테세우스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주먹도 세고 발도 빠르고 힘도 강하고 조금도 지칠 줄 모르는 뛰어난 용사들인데 왜 저렇게 살고 있을까. 맨날 산에서 강도 짓을 하고 있을까.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본다.

예컨대, 테세우스가 제일 먼저 죽인 사람이 곤봉으로 사람 죽이는 사람이었는데, 이것을 나는 어떻게 해석하냐면 테세우스가 뭔가 제안을 했던 것 같다. 우리 같이 힘을 합쳐서, 이렇게 살지 말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자, 손 씻자는 제안을 했는데, 테세우스도 잔인한 사람인데 그 제안이 거절당했다고 본다.

테세우스도 헤라클라스도 그렇고 이 사람들이 재미있다. 악당이 악당을 죽일 때 그 악당이 남을 죽이는 방식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 것이 고대 사회의 동형보복이었다. 동형보복이 나오는 것이 함무라비 법전인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인데 함무라비 법전이 가지고 있는 동형보복의 법이 비록 신화시기이긴 해도 어느 정도 전파된 듯 하다. 왜냐면 생각해보니까 함무라비 법전이 나온 것이 기원전 1700년 전인데 테세우스가 그때까지는 올라가지 않는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기원전 1500년 전이니까 1500년이란 기간이면 당시에 아무리 교통이 불편해도 충분히 전파될 수 있다. 헤라클라스는 철저하게 당대에 가장 보편적인 법률이었던 동형보복을 실행한 사람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당대 인민들이 보기에 헤라클레스는 법치의 화신. 신화의 헤라클레스나 테세우스는 당대 사람들이 보기에 정의로운, 한마디로 정의 구현의 사제로 보여질 수 있다. 철저하게 동형보복을 가하니까, 곤봉으로 때려죽이면 곤봉으로 때려죽이고…

뒤에 가면 또 인상깊었던 것이 프로크루스테스가 테세우스한테 죽을 때도 침대에 누어 죽는데, 사실 이것은 간단한 해석인데, 진시황이 6국을 멸하고 천하통일을 한 다음에 제일 먼저 한 일이 도량형 통일이다. 나는 이 것을 테세우스의 도량형 통일이라고 본다. 테세우스가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동시에 도량형 통일에 마지막까지 반대한 부족을 제거했다고 본다. 이 것은 중요한데, 주권이 미친다는 것은 그 국가가 부여한 기준이 미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대한민국이 정한 기준대로 움직이는 것이고, 자유무역협정이란 것은 양 나라의 경제적 기준을 통일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건국의 요소들 예컨대, 어떠한 동기, 독립, 사회개혁, 도량형 통일이 모두 구현되었다고 본다. 테세우스가 하나의 부족이 자그마한 막 사는 부족에서 아테네라는 명실상부한 국가로 발전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이 것을 사람들은 테세우스가 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산적 얘기가 나오는데 산적들이 각각 사람을 죽이는 방식이 달랐다고 나오는데, 이 얘기는 통일이 안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테세우스가 하나하나 평정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죽인 유명한 사람이 프로크루스테스이다. 테세우스가 죽인 사람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프로크루스테스인데, 의미는 마지막으로 천하를 통일하면서 도량형을 통일시켰다, 세상의 기준을 하나로 만들었다, 길이, 무게, 법률을 하나로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P26     “악당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정의, 인간적인 행동들이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힐 만큼 용기가 부족하거나 혹은 자신이 해를 입을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

공       이 구절은 앞에 나온 악당들이 막 사는 원인은 아까 한 ‘약속한 보수는 친구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라’와 연관된 구절인데, 악당들의 특징은 모든 사회적 계약 관계에서 자유로운 인간들이라는 것. 기브앤테이크가 확립이 안된 사회의 혼란상이 그들이 그렇게 살게 만들었다는 것. 테세우스에게 소탕당한 악당들의 특징이 다른 사람에게 선한 행동을 못한 것은 내가 타인에게 선한 행동을 하면, 타인이 나에게 선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믿음이 없던 사람들, 한마디로 신의가 없던 사람들이라는 뜻일 것이다. 테세우스가 소탕한 사람들은 신의가 있는, 믿음이 있는 기브앤테이크의 사회계약을 거부한 인간, 악당들이라고 본다. 이제 근대 국가의 탄생이 보인다. 먼저 독립을 하고 필요한 개혁을 이루고, 사회적 기준을 통일시키고, 동시에 사회적 기준 또는 계약을 거부한 세력을 응징하고,그럼으로써 하나의 공동체가 차츰 윤곽을 갖춰나가게 된 것이다. 듣기 힘드시죠?

 

P31     “이와 같이 테세우스는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징벌할 때, 그 악당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였던 것이다. “

공       고대의 헌법이었던 동형보복,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가장 명확히 구현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진정한 법치의 화신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P36     “이러한 말을 듣자 테세우스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가만히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차라리 시민들과 운명을 나누기로 결심하고, 자신은 제비를 뽑을 것도 없이 크레타로 가겠다고 자청하면서 앞으로 나섰다. 모든 사람들이 테세우스의 용기와 선행을 하려는 열성에 탄복하였다. “

 

공       테세우스의 리더십의 비밀이, 본질이 담긴 구절이다. 아까 제비뽑기로 크레타로 갈 인재들을 정했다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그때 테세우스는 처음에 아버지의 힘으로 면제가 되었는데, 아버지의 만류를 무릅쓰고 크레타로 가는 인질을 자청한다. 테세우스는 아테네로 정식 아테네가 세워지기 전에 하나의 공간적 개념으로 봤을 때 아테네 사람들이 보기에 이방인이었다. 아버지의 힘으로 왕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거기에 대해 마음 속으로 승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테세우스가 인민의 승복과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서 채택한 방법이 ‘내가 크레타로 갈게, 제비 안뽑고 그냥 간다’. 솔선수범 흔히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박       읽으면서 느낀 것이 공희준님이 노블레스 오블리제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는데, 내가 봤을 때, 처음부터 보면, 사람 성격을 두 가지로 나누는데, 타자지향과 전통지향 또는 내적 지향으로 수렴되는 스타일. 이 사람은 굉장히 타자지향적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멋져 보일까, 잘나 보일까 해서 헤라클레스의 전례를 따라서 뱃길을 안가고 고난의 길을 가거나… 이런 것을 보면, 꼭 그렇게 순수하게 정의감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만이 아니고 튀고 싶어하는 영웅심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정치적 센스가 발달되어 있다.

김       얼마전 에 나온 ‘링컨’이라는 영화의 베이스가 되는 책이 ‘Team of Rivals‘, 우리말로 ‘권력의 조건’이라고 번역이 되었다. 당대의 링컨과 경쟁했던,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세명의 라이벌(주: 윌리엄 헨리 슈워드, 새먼 P.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 중에, 링컨이 후발주자, 소위 듣보잡으로 출발해서 정치력을 발휘해서 주도권을 쥐고 대통령 당선에 성공한 후에, 또 라이벌들을 포용해서 링컨이 통합의 리더십의 심볼처럼 되어 있다. 거기에 패러독스가 있다. 링컨이 정식으로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 변호사가 되었다. 어느 날 출마해서 해보겠다… 한마디로, 강력한 출세욕이 동기라는 것이다. 강력한 출세욕의 동기와 당시 미국사회에 가장 절실한 필요한 일을 해결해내는 사명감의 두 개를 일치시킨 것이다. 대부분 이 일치를 못 시킨다. 자신의 출세욕이 과하면 실제 인민에게 필요한 일이 아니고 자신의 출세의 도구로 삼으려고 하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우연히 권력을 잡게 되면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 이 얘기에 많은 윤색이 되었겠지만, 테세우스 전설은 그 두 개가 일치된 것이다. 링컨처럼.

박       그래서 테세우스가 숭고한 사명감을 위해서만 그랬다고 보기보다는 사적인 영웅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테세우스가 나중에 몰락하는 과정을 보면, 권력 잡고 나니까 절제를 못하고 인민들한테 인심을 잃어 쫓겨나게 된다. 그런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처음에 사명감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제뿐만 아니라 출세욕이 있었다고 본다

김       그 사람의 독보적인 오리지널 캐릭터가 보통 사람과는 다른, 고상하다고 말할 수는 결코 없는 거다.

박       역사가 필연이라기 보다는 우연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연히 이 사람의 출세욕, 튀고 싶은 마음과 역사적 사명이랄까 필요성이 우연히 합체가 되어 대업을 이루는 것으로도 느껴진다.

김       이 사람을 큰 대목에서 보면 과감한 발상과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결단력이 있다. 이런 부분이 일관되게 이어져 어떤 상황에서 아테네의 최고 지도자가 되고 인정받게 되는 프로세스는 어찌되었건 윤색되었다 하더라도 일관성이 있다. 일관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변덕스러운 출세욕과는 다르다.

예를 들면, 문재인씨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피상적으로 볼 때, 권력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묻거나,권력의지가 약한 것 같다고 했다. 권력의지란 것은 강력한 출세욕이다. 그러나 강력한 출세욕이라고 안하고 권력의지라고 말할 때는 자신이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하는 미션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느냐 없느냐를 묻는 것이다. 그 이 있으면 움직이게 되어 있다.

한마디로 들면 목표 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그래야 목숨을 걸 수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최우선 순위가 목숨이다. 목숨을 내던질 각오할 정도로 확고한 미션이 있어야 뭔가를 감행할 수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테세우스의 행위 같은 경우 그것이 있는 것이다. 자처해서 간다는 건 웬만해서는 아무리 출세욕이 있어도 안한다. 왜냐면, 자기 목숨이 아깝기 때문에. 아까도 검증된 안전한 항로를 안가고 할 때는 분명한 문제 의식이 있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단순한 출세욕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 때부터는 출세욕이라고 하면 안된다. 에너지는 동일한 에너지일 텐데 질이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미화할 필요는 없지만.

링컨이 끝까지 출세주의자였던 건 틀림없다. 그러나 여타의 모든 출세주의자들은 대부분 기회주의자들이다.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굳이 일관성이 있다면 나에게 이득이 되냐 아니냐에만 일관성이 있다. 미션이 있는 사람은 그 것이 잣대가 아니다. 정말 필요한 일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누가 뭐라 해도 개의치 않는 투철한 소명의식이 있었다. 이것이 권력 의지이다. 지금 출세주의자들을 보면 내가 국회의원 한 번 하는 것이 도움이 되냐 마냐를 따진다.

박       일관성이 없죠

김       그래서 출세주의자와 테세우스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게 한다.

박       최근에 한나 아렌트 책을 읽었는데, 히틀러를 분석해 놓은 내용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강력한 포스를 가지고 독일을 리드할 수 있었느냐… 터무니없는 말을 가지고 일관되게 하면, 터무니없는 말일수록 일관되게 하다 보면 더 강렬하게 대중을 자극하고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김       굉장히 공감이 간다.

박       히틀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일관성이라고 한다.

공       집요함이다. 과대망상에 가까운…

박       한나 아렌트의 설명은 말도 안 되는 얘기도 계속 일관성 있게 하다 보면 오히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말보다 대중에게 더 먹혀 든다는 얘기다.

공       영웅이 꼭 선인인 것은 아니다. 영웅이 선의로 평가받을 때는 동기에서의 선이 아니라 결과적으로서의 선이다. 테세우스도 보면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의 특징이 동기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사람도 동기를 안썼는데…예컨데, 박근혜의 동기, 안철수의 동기, 문재인의 동기… 지금도 알 수는 없다.

김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다. 내 자신도 못 믿는다. 솔직히, 내가 내 자신을 알 수 없다.

공          결국은 테세우스는 이른바 강력한 권력의지가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동시에 박동원님 말씀하신 대로 테세우스는 뽐내기 좋아하고 과시하기 좋아하는 그런 모습.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이건 시오노 나나미가 묘사한 카이사르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사르는 보통 멋만 잔뜩 부리고 평소에 허영부리고, 대머리임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 하나라도 빠지면 안된다고 맨날 고민하고 있는 허영과 가식 덩어리였다(김: 엄청난 바람둥이).

나는 이 영웅적 읽기 모임을 왜 하고 싶냐면, 이른바 진정성과의 전쟁을 하고 싶어서이다. 진정성과의 투쟁.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맞다고 본다. 문제는 그 진정성을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다 졌다. 진정성이 하나의 의제인데, 결국 국민이란 것은 당대에 필요한 미션을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성이 있냐만 따진다. 그래서 어쩌라? 테세우스라는 사람은 인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이는 것보다는 철저한 성과와 결과물로 움직인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사람들이 비판하니까 제비뽑지 않고 가겠다 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크레타에 가는 것이 진정성이 있고 없고 하지 않았다. 진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크레타에 실제로 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현대 한국인들이 그 당시 아테네에 살았으면 테세우스가 크레타에 있는 미궁에 가는 것을 가지고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싸우고 있을 것이다. 결국 가서 켄타우로스를 죽였고, 더 이상 크레타에 노예를 바치지 않는 대등한 경제관계를 수립시켰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은 영웅은 마음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영웅은 결과로써 말한다. 예컨대, 축구선수는 골로 말하듯이… 호날두가 골을 넣는 것에 대해 오프사이드냐 아니냐를 따지지 진정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는다. 영웅에 관해 필요하고 중요한 논쟁은 골이 오프사이드냐 오프사이드가 아니냐인 것이다.

김       (박에게) 국제관계에서 정치외교가 주가 되죠?

박       국제관계학이 있고 국제정치가 있다.

김       본인이 좁은 의미에서 정치학자는 아니지만… 정치가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막스 베버가 정립한 것이다. 막스 베버의 용어 중에서 아무리 봐도 수긍이 가는 것이 두 개다. 하나는 개념규정(definition). 권력이란 것이 무엇인가. 상당수가 막스 베버의 권력의 관한 개념규정을 따른다. 싫더라도 내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최선희님께서 정의했는데, 참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는 정의다. 권력이란 유니크한 다른 무엇과 다른 힘인데, 권이라고 하는 독특한 힘의 성격이 무엇인가. 물리력이 아니고. 싫어도 그것을 관철시킬 수 있는 것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가 권력의 증거다. 이 것이 막스 베버의 최종적인 개념규정이다.

정치인은 무엇이냐.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정의했는데 맞다고 생각한다. 공선생이 쭉 얘기한 것과 정확히 같은 개념이다. 결과와 실적으로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결과와 행동으로… 정치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이렇게 막스 베버가 정리한 것이 기억이 났다.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일맥 통한다.

공       아까 스티브 잡스 얘기를 했는데,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만든 것에 대해 진정성을 따지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소위 진정성의 포로가 돼버렸다. 사명감이 있어야 할 자리를 진정성이 차지한 것이다. 물론 진정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명감이 주가 되고 진정성이 종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것이 바뀌어 지금은 사명감보다는 진정성의 유무를 얘기한다. 어떻게 진정성을 알 수 있는가… 김윤 선배님 말씀처럼 나도 나를 모르는데.

김       이 것이 시대정신의 구현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현실에서 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시대정신의 집약된 화두나 미션 같은 것인데, 그것을 동아시아서는 천명이라고 표현한다. 하늘을 빌려서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천명이 떨어진 것이다. 민의 명의 명령인 것이다. 천명이 민명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수긍한다. 진정성이 문제가 아니라 이 명을 결과적으로 달성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 집중해서 쭉 가야 하는데, 본인의 입장에서는 실존적 고민과 버무려져 가지고 얽힌 것이다. 이 앵글로 보면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       아까 당황했던 것이, 어느 분이 모임에서 자기를 따돌렸다는 전화를 보내오셨다. 분명히 그 분한테 시간과 좌표를 보내드렸는데.

P45     “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아테네의 젊은이들과 함께 돌아온 배는 30명이 노를 젓게 되어 있는 것이었다. 아테네 사람들은 이 배를 데메트리우스 팔렐레우스의 시대까지 보전하며, 오래되어 썩은 부분은 더 튼튼한 새 재목으로 바꾸어 넣었다. 철학자들은 그 배를 변화와 성장의 상징으로 삼았다. “

공       서양식 사고방식이지만 테세우스가 변화와 성장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고대 사회는 모든 것은 다 순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데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주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고 했다. 흐른다는 뜻이다. 아테네가 변화와 성장의 상징이 됐다는 것. 변화: Change, 성장: Growth. 근대적 개념이다(김: 진화의…). 서양사를 보면 결국은 르네상스라는 것이 고대 아테네의 재발견이다. 고대 그리스라는 것이 아테네가 주인공이다. 스파르타나 테베가 주인공은 아니다. 분명히 동양사나 우리 역사 다들 변화와 성장의 개념이 다 있었다고 본다. 변화와 성장이라는 두 가지 철학적 개념 내지 역사적 관념을 이들은 알고 있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가 왜 답답한가.. 더 이상 변화의 조짐이 없으니까, 성장할 전망이 없으니까.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비단 경제적 성장, GDP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와 성장의 전망이 보이지 않으니까 이러고 있다. 예컨대, 당장 변화만 봐도 지금 야당은 왜 저러고 있나. 변화할 전망이 안보인다. 지금 오히려 사람들이 새누리당은 변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박       지금 말씀하신 변화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분 상승 가능성을 말하는지 아니면…

공       그럴 수도 있고, 아테네 전 민족과 함께 돌아왔다는 것은 한마디로 개혁의 가능성. 결국 변화란 것은 바꾸는 것인데, 한마디로 고정된 것에 대한 거부감, 정체에 대한 반대 개념이라고 본다.

테세우스라는 사람은 결론적으로 파란만장하다. 좌충우돌하고 마치 미친년 널뛰기 하듯이 움직이는 사람인데, 대신 테세우스가 그렇게 움직이는 동선과 모양 속에서 변화 내지 성장이 보인다는 것이다.고정되어 있지 않고 개척하고, 건설하고, 창조하는. 결국은 테세우스가 미천한 배경을 가지고 쟁쟁한 놈들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테세우스는 변화해야 할 때 변화했고, 성장해야 할 때 성장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테세우스가 세운 고대 아테네라는 도시국가는 세계인의 마음 속에서 변화와 성장의 나라로 기억된다. 고대 아테네보다는 바빌론이나 중국의 장안이 더 큰 도시였다. 하지만 누구도 바빌론이나 중국의 역대 도시들을 변화와 성장의 아이콘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 결국 우리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획기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하신 의미 있는 거대한 창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아니면,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이나 집단이 변화와 성장의 아이콘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금 든 생각이지만, 이 모임이 거대한 모임보다는 변화와 상징의 모임처럼 사람들의 인식에 박히길 바란다 예컨대, 수백 명이 모여도 변화 없는 모임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의 모임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기를.

박       그 것을 기대하고 온 것이다 (모두 웃음)

공       이제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진도는 변화와 상징까지로 하겠다.

(끝으로 모임의 시간과 장소 주기를 의논하고 뒤풀이로 감.)